장르소설 웹소설 작가 지망생을 위한 팁
네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로맨스소설 독자들이 선호할 만한
주인공들의 캐릭터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어떤 콘텐츠든 흥행 코드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흥행 코드에 맞춰 쓴 인기작이
꼭 좋은 작품이라는 법은 없습니다.
음악도 보면 히트작은
‘머니 코드(Money Chord)’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요.
머니 코드???
그게 뭐야?
하시는 분들은
아래 클릭해서 살짝 다녀오세요.
왜 그런지 이제 좀 아시겠죠?
너무나도 친숙하고 자연스러워
받아들이기가 쉬워서인 거죠.
작곡가도 작가도 다 압니다.
콘텐츠 흥행 공식을요.
그런데 왜 쉬운 길을 알고도 안 가는 사람들이 있는 걸까요?
창작은 강요가 아닌 선택의 문제입니다.
창작자들이 가장 영순위를 두는 게 저작권료가 아닌
본인만의 즐거움, 재미, 만족, 개성, 특별함일 수 있습니다.
본인 취향과 색깔, 분위기도 아닌데
억지로 정해진 흥행 공식에 따라 창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누구보다 어떤 식으로 쓰면
손에 돈을 쥘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지만
제가 원하는 방향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다시 글을 못 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제부터 글을 본격적으로 쓰려고 작정하신 분은
탄탄한 시놉시스와 캐릭터 설정, 플롯 등등
만반의 재료 준비를 끝내고
스토리를 맛있게 버무릴 생각을 합니다.
자, 그런데 작가님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에 빙의해서
글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을 데리고
인형 놀이를 할 것인지
아니면 직접 그 인물이 되어 배우처럼
심리와 감정, 사건을 서술할 것인지
그것부터 정하셔야 합니다.
이런 걸 시점이라고 하지요.
하나님의 눈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글의 인물들의 눈으로 볼 것인지요.
둘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인물을 내려다보며
첫째 줄에서
이 아이는 지금 이렇고, 이런 마음이고, 이러고 싶고...
다음 줄에서
저 아이는 또 이렇고, 또 다른 마음이고...
작가님 머릿속에 있는 그림을
이런 식으로 쓰시면
하얀 도화지에 작가님이 써 주신 도면대로
그림을 똑같이 그려야 할 독자들은 정신이 사나워집니다.
쫓아다니다가 길을 잃거나 지치거든요.
지금 작가님은 한 에피스드에 등장하는
열 명의 상태와 심리, 감정을 돌아가면서 다 짚어 주고 계십니다.
그래서 글이 몰입이 안 되고 어수선하다는 평이 나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되신 작가님처럼
독자들도 이 사람 봤다가
저 사람 봤다가
그 사람들이 처지와 상황, 심정을 이해하려다 보니
엄청 바빠집니다.
그래서 시점이라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오히려 작가님이 남자 주인공에 빙의해서
작가님 눈에 여자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 보이고
그 마음이 어떤지 추측해 보고
남자 주인공의 속 깊은 곳까지 끄집어내서
독자들에게 남자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묘사해 주는 게 훨씬 더 좋습니다.
어느 정도 분량이 채워지면
이번엔 단락을 바꾸거나 챕터를 바꿔서
같은 방식으로 여자 주인공이 되어
남자 주인공과 그 외 다른 인물들을
관찰, 추측하다가 생기는 감정을
독자들에게 세밀하게 알려 주는 시간을 갖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독자들이 작가님께서 의도한 그림을 잘 따라 그릴 수 있고
주인공을 비롯한 다른 인물들의
깊은 면모까지 같이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 또한 선택의 문제입니다.
어떤 작가님은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잘 쓰시고
대사나 지문으로 인물들을
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각인시키거든요.
그럴 땐 저 역시 편집하다 말고
기립 물개 박수를 칩니다.
하지만 그럴 능력이 부족하다면
하나님이 되시기보다는 그 인물이 되는 방법을
택하시는 게 좋습니다.
시점을 상당히 어려워하시는 작가님들이 많으셔서
제가 최대한 쉽게 설명을 하려 했는데
이해가 되시는지 모르겠네요.
시점 문제 때문에
어떤 작가님들은 한 문장 안에서 빈번하게
‘그는’, ‘그의’, ‘그를’, ‘그에게’, ‘자신의’, ‘자신을’, ‘자신에게’...
라는 말을 끊임없이 열심히 써 주십니다.
그러다 보면 작가님 본인도 문장의 이상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건 작가님만 이상한 걸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글을 편집해야 하는 편집자들도 울고 싶을 정도로
작가님이 말씀하신 ‘그’가 정확히 누군지
‘자신’이 또 누군지 수수께끼를 못 푸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이와 반대로 이건 도대체 누구의 손인지,
누구의 생각이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대명사가 생략된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편집자는 머리를 쥐어뜯어 가며 웁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걸까요?
이건 시점 문제가 가장 크고 그다음은 문장력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작가 지망생들에게
필사를 권하기도 합니다.
잘된 글을 직접 읽어 가며
똑같이 타이핑을 해 보세요.
과연 작가님처럼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대명사를 남발하는지도 보고
독자들의 가독성을 위한
평균적인 한 문장의 길이는 어느 정도 되는지
잘 살펴보면서요.
그러다 보면 감이 좀 잡힐 수 있습니다.
읽을 때와 직접 쓰는 느낌이 들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요.
결국은 이번 회까지도
작가님께서 글 쓰는 걸 막는 내용인 것 같아서
마음은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 많은 작가님들께서
이 부분을 실수하십니다.
작가님 작품 리뷰에서
독자들이 몰입이 잘된다, 가독성이 좋다.
이런 평을 듣고 싶다면
이 부분은 꼭 고민하시고 해결하셔야 합니다.
오늘도 힘내세요.
다음 회에서는 작가님이 정말 글을 쓰실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해 볼게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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